장소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Fayetteville에 있는 VFW 바였고, 터보 토너먼트가 두 개 있어서 둘 다 등록했습니다. 처음 테이블 앉을 때는 다들 인사도 잘해주고 분위기는 괜찮았어요.
첫 번째 토너는 그냥 운이 없었습니다. 배드비트 몇 번 맞고, 스택 5bb 남았을 때 올인했는데 74 오프수딧한테 콜 받고 턴에서 스트레이트 맞고 탈락. 뭐 그럴 수 있죠. 그래서 “다음 토너까지 한 시간 남았네, 아이스크림이나 먹고 와야겠다” 하고 나갔습니다.
두 번째 토너부터 흐름이 완전히 바뀝니다. 초반부터 카드가 계속 잘 들어오고, 딱히 무리 안 해도 스택이 쌓이더라고요.
문제(?)의 상황은 여기서 나옵니다.
블라인드 300/600, UTG+2에서 QQ를 받았고 제 앞에 어떤 연세 있는 여성분이 림프. 그래서 그냥 2,000으로 레이즈했는데, 칩 던지자마자 테이블 전체에서
“우와아아~”
이 반응이 나옵니다. 진짜 무슨 미친 올인이라도 한 분위기.
결국 전부 콜해서 패밀리 팟. 플랍은 A + 5 페어 보드. 저는 그냥 2,000 컨티뉴에이션 베팅 → 또 전원 콜. 턴, 리버는 아무 일 없어서 체크다운.
쇼다운에서 제가 QQ 보여주니까 같이 치던 태번 디렉터가 이러더군요.
“퀸으로 그걸 레이즈했다고? 난 최소한 에이스는 들고 있을 줄 알았지.”
거기다 림프했던 아주머니가 한마디 더 얹습니다.
“나 트립스였는데~ 내가 이길 수 있는 핸드였잖아.”
이쯤 되니까 속으로 “아… 여기 필드가 이런 느낌이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그냥 포지션 상관없이 레이즈 범위 넓히고, 빅블라인드만 조심하면서 팟 하나씩 계속 가져왔습니다. 아무도 3벳 안 하고, 콜만 하니까 너무 편했어요.
4명 남았을 때 한 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블라인드 5,000 / 10,000 저는 KJs, 아까 그 아주머니가 또 림프.
저는 30k 레이즈. 다른 두 명 폴드, 다시 아주머니 차례.
그분이 웃으면서 말합니다.
“너 아무것도 없는 거 아니까 그냥 콜할게.”
플랍에서 로우 카드 플러시 드로우가 깔리고, 체크 → 제가 하프팟 베팅. 그분이 남은 7k 올인.
쇼다운 보니까 진짜 잡다한 카드로 플랍에서 겨우 페어 맞춘 상태. 리버에서 제가 플러시 완성.
그대로 그분 탈락. 이후에는 스택 차이가 너무 벌어져서 남은 두 명도 크게 어려움 없이 정리했습니다.
우승하고 나서 그냥 인사했어요.
“다들 재밌게 쳤어요. 여기 두 번째인데 재밌네요.”
태번 디렉터는 말도 안 하고 칩만 정리하고, 아까 그 아주머니가 마지막으로 이러더군요.
“알지? 그건 포커를 그렇게 치는 게 아니야. 그냥 운이 좋았던 거야.”
솔직히 말하면 히터 탄 건 맞습니다. 근데 말하는 뉘앙스가 “너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운으로 이긴 초보” 느낌이라 좀 웃기더라고요. 방금 전까지 몇 번이나 스택을 털어놓고도 말이죠.
평소에는 로컬 카지노에서 200NL 주로 치고 있고, 이날은 그냥 돈 안 쓰고 가볍게 쉬어가려고 온 거였는데 필드가 이렇게 다를 줄은 솔직히 몰랐습니다.
결론은요. 너무 재밌었고, 다음 주말에 또 갈 생각입니다.
이런 게임에서는 실력보다 “포커를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훨씬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