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달러를 딴 챔피언도 "내 콜이 맞았는지 모르겠다"

우승자의 회고는 대개 확신에 차 있다. 그런데 2022년 WSOP 메인이벤트 파이널테이블에서 1,000만 달러와 골드 브레이슬릿을 가져간 에스펜 요르스타드(Espen Jorstad)의 복기는 정반대다. 그는 자신의 결정적 핸드들을 솔버로 다시 돌려보며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2026 WSOP 메인이벤트 파이널테이블 개막을 이틀 앞두고 공개된 이 영상은, 최정상급 플레이어조차 ICM 앞에서는 흔들린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칩리더 자리를 첫 핸드에서 잃었다
요르스타드는 2022년 파이널테이블을 8,860만 칩으로 압도적 1위에서 출발했다. 블라인드는 60만/120만, 빅블라인드 앤티 120만이었다. 그 리드는 곧바로 시험대에 올랐다.
얼리 포지션의 제프리 판스(Jeffrey Farnes)가 포켓 포로 240만을 레이즈했고, 버튼의 요르스타드는 포켓 텐으로 3벳 대신 콜을 선택했다. 상대가 그렇게 넓게 오픈할 것으로 보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플롭 4♥7♠9♦는 칩리더에게 최악이었다. 판스는 보텀 셋으로 280만을 배팅했고, 턴 J♠에서 체크한 뒤 요르스타드의 310만 배팅에 790만으로 체크레이즈했다. 아웃츠 6장에 기대 콜한 요르스타드는 리버 3♥에서 팟의 4분의 1 수준인 710만 배팅까지 받아냈다.
그는 이 핸드를 두고 배팅 사이즈가 지나치게 작았고, 그만큼 자신이 맞을 확률이 희박했다고 자평했다. 칩리드는 그 한 핸드로 넘어갔다.
ICM이 만든 두 번의 비정석 선택

파이널테이블에서 스택이 비슷한 상대가 여럿 남아 있을 때 발생하는 압박이 ICM이다. 요르스타드의 다음 두 핸드는 이 개념이 실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교과서적 사례다.
미들 페어로 체크, 그리고 3,500만 체크레이즈
스택 6,840만에서 요르스타드는 UTG에서 A♣T♥로 240만 오픈했다. 그는 이 오픈을 "표준이지만 아슬아슬하다"고 표현하며, 에이스 나인이었다면 쉬운 폴드, 에이스 잭이었다면 쉬운 오픈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클 두엑(Michael Duek)이 K♣J♣로, 애런 두착(Aaron Duczak)이 빅블라인드에서 8♦5♦로 각각 콜했다. 플롭 2♥Q♥T♠에서 요르스타드는 미들 페어를 들고 체크했고, 오픈엔드 스트레이트 드로의 두엑이 450만을 배팅하자 콜로 받았다.
턴 6♠는 양쪽 모두를 빗나갔고 두 명 다 체크했다. 플러시가 완성될 수 있는 리버 3♥에서 요르스타드는 다시 체크했다. 블로킹 배팅으로는 스몰 포켓페어 정도에서만 밸류를 얻는다는 판단이었다.
드로가 빗나간 두엑은 700만을 배팅했고, 요르스타드는 3,500만 체크레이즈로 응수해 폴드를 받아냈다. 다만 그는 지금 다시 본다면 그냥 콜이 더 끌린다고 덧붙였다.
솔버가 반대한 2,400만 레이즈
블라인드가 200만으로 오른 시점, 요르스타드는 9,875만 칩으로 약 50bb를 보유하고 있었다. 버튼에서 A♣Q♦를 받았고 앞은 전부 폴드였다. 블라인드 두 명은 각각 12bb와 6bb의 숏스택이었다.
그는 두 블라인드를 모두 커버하는 2,400만 레이즈를 택했다. 본인 표현으로 시뮬레이션은 이 자리에서 미니멈 레이즈를 지시하지만 따르지 않은 선택이었다.
필리프 수키(Philippe Souki)는 폴드했지만, 빅블라인드의 애드리언 애튼버러(Adrian Attenborough)가 K♥J♦로 남은 1,000만을 콜했다. 턴에서 킹이 떨어지며 애튼버러는 생존했고, 11bb에서 다시 스택을 불려 결국 준우승까지 올라갔다. 요르스타드의 비정석 사이징 하나가 대회 구도를 바꿀 뻔한 순간이었다.
| 구분 | 블라인드 | 요르스타드 | 스택결과 |
| 1핸드 | 60만/120만 | 8,860만 | 칩리드 상실 |
| 2핸드 | 120만 | 6,840만 | 3,500만 체크레이즈 성공 |
| 3핸드 | 200만 | 9,875만 | 숏스택 더블업 허용 |
8월 3일, 같은 장면이 반복된다
이 복기가 지금 공개된 이유는 명확하다. 2026 WSOP 메인이벤트 파이널테이블은 8월 3일부터 5일까지 ESPN과 ESPN2를 통해 생중계된다. 한국시간 기준으로는 8월 4일 오전 10시에 첫 방송이 시작된다.
올해는 파이널 9명이 7월 13일 확정된 뒤 3주간 휴식하는 구조라, 참가자 전원이 그 기간 동안 솔버로 상대 성향과 ICM 스팟을 준비했을 가능성이 크다. 요르스타드가 4년 전 즉흥적으로 내렸던 판단들이, 올해 테이블에서는 사전에 계산된 선택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동시에 이 영상은 반대 교훈도 남긴다. 솔버가 미니멈 레이즈를 지시한 자리에서 요르스타드는 다르게 쳤고, 결과적으로 손해를 봤음에도 우승했다. 파이널테이블 승부가 완벽한 실행이 아니라 실수의 총량 관리에 가깝다는 사실은 WSOP 메인이벤트 역대 우승 상금 TOP10에 이름을 올린 챔피언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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